읽기의 말들

읽기의 말들 - 이 땅 위의 모든 읽기에 관하여 표지
저자 : 박총 출간일 : 2017-12-04 ISBN : 9791185152738 페이지 : 266 쪽
판형 : 188*128mm (B6) 도서가격 : 14000 원

 


저자소개

박총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난다는 박총은 작가이자 목사다. 인생이 비루하나 꽃과 책이 있어 최악은 면했다는 그는, 어쩌다 공돈이 생기면 꽃을 살까 책을 살까 망설이는 순간을 사랑한다. 서른 해를 길벗 한 안해(아내) 및 네 아이와 더불어 수유리 삼각산 자락에서 다복하게 산다.

소싯적에 가난도 어머니의 한숨도 잊을 수 있어서 책으로 달아났고 사춘기엔 문학소년입네 하며 보들레르와 로트레아몽을 끼고 다녔으며 성인이 돼서 내세울 거라곤 알량한 지식이 전부라 책을 팠다. “매번 불순한 의도로 접근한 걸 알면서도 책은 내게 희구와 전율을 주고, 밥과 술을 주고, 사람과 사랑까지 주었어요. 무엇보다 책 자신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넌지시 일러 주었지요.” 이 책은 그렇게 책에게 진 빚을 갚고자 하는 발로이기도 하다.

곡진한 언어로 사랑과 일상의 영성을 노래한 『밀월일기』, 신학과 인문학을 버무려 대중신학의 지평을 연 『욕쟁이 예수』, 빛나는 아포리즘과 웅숭깊은 묵상을 담아낸 『내 삶을 바꾼 한 구절』로 적잖은 반향을 얻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투투 주교의 어린이 성서 『하나님의 아이들』, 엘리자베스 A. 존슨의 『신은 낙원에 머물지 않는다』 등 여러 권의 역서와 공저를 내기도 했다.


책소개

우주삼라만상이 책이다-나는 책을 읽는다
읽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바로 그 책만이 아니라 사람책, 자연책, 인생책 세상 모든 것을 책 삼아 읽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읽는, ‘읽기’라는 행위가 삶을 이루고 이끌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 이 책의 저자가 그렇습니다.
물론 시작점은 책이지요. 이런 고백이 나옵니다. “일찍이 일만 권의 서책을 거느리고 싶었던 나는 돈을 버는 나이가 되자 청계천 헌책방 골목을 돌며 책을 쓸어 모았다. 붉은 노끈으로 책 더미를 묶어 양손에 들고 오는 날은 끼니를 걸러도 배가 불렀다. 책 무게가 쏠리는 손가락이 끊어질 듯 아팠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통증이라 불렀다.” 하지만 생활의 무게는 결국 책의 양보를 요청합니다.
이렇게 무겁고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은 책. 그래도 읽으면 뭔가 유익한 것이 나오긴 하는 걸까요? 돈이라도 벌게 해 주든가 출세라도 하게 해 주든가 어딘가 써먹을 데가 있는가 말입니다. 아니요. 저자는 솔직하게 아니라고, 책읽기란 도대체 써먹을 데가 없다고 고백하지만 문학평론가 고故 김현의 말을 빌려 쓸모없음의 쓸모를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 문학을 함으로써 우리는 서유럽의 한 위대한 지성이 탄식했듯 배고픈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며, 물론 출세하지도, 큰돈을 벌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유용한 것은 대체로 그것이 유용하다는 것 때문에 인간을 억압한다.” 그러면서 “유희로서의 독서. 지식축적이나 자기계발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순수한 쾌락을 위한 독서”를 하자고 외치지요. 하지만 저자에게 이런 독서는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기여하지는 않으나 우리의 존재를 지탱해 주는 것, 우리를 무릎 꿇지 않고 꼿꼿하게 서서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삶, 사람, 세상과의 끈을 놓지 않는 간서치의 이야기

책 사랑이 너무도 깊어 책밖에 모를 것 같지만, 저자는 생활인으로서의 자신을 잊지 않습니다. “책밖에 모르는 간서치看書癡라고 해서 생활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이덕무와 톨스토이를 스승으로 삼지요.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생활인으로서 삶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사람이고자 하는 저자는 당연히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습니다. 가족을 비롯해, 독서작문공동체를 운영하며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감탄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태도를 감사히 읽고 배웁니다.
어쩌면 저자에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읽고 배우고 사랑하고 아껴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곳곳에 보이는 그의 책 사랑은 물론이거니와 서점에서 만나는 낯선 이에 대한 애정까지,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책으로 보듬는 듯합니다.
그런 저자가 꿈꾸는 곳은 어디일까요? “볕 드는 창 아래 놓인 정갈한 책상. 그 위에 놓인 한 권의 책. 무엇이 더 필요할까. 그 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다.” 명창정궤明窓淨?. 우주삼라만상이 오롯이 담긴 곳입니다.
이 책은 책을 사랑하고, 사람을 아끼고, 무엇보다 나른하고 내밀한 책읽기를 꿈꾸는 모든 독자에게 바치는 문장으로 가득합니다. 이 땅 위의 모든 읽기를 경애하는 독자에게 함께 읽기를 권합니다.


목차

머리말들
문장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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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120
고마움의 말들


편집후기
‘읽기’란 무엇일까요? 어쩌면 본능일까 싶은 이 행위에 대해 깊은 생각을 오래 해 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항상 읽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행위를 딱히 궁리하지 않는 것처럼, 읽기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라 의식적으로 파헤쳐 보는 일은 드문 것 같습니다(일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자잘하게 떼어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사색하는 글도 제법 나와 있긴 하지만, 그건 그것이고요;).

읽기라는 행위에 대한 관찰과 이해와 사고를 잔뜩 담은 이 원고를 작업하면서, 과연 읽기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글을 만지는 편집은 이런 면에서 참으로 훌륭하지요. 뭐라고 할까, 성인이 되면 나름의 틀이 잡혀서 딱딱해진 관점과 사고방식에 또 다른 관점과 사고방식을 슥 들이게 됩니다. 지식을 새롭게 배우는 계기가 될 때도 있지만, 이렇게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다른 관점과 감성을 읽는 것 또한 무척 소중한 경험입니다.

본문 한가득 ‘읽기’라는 행위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이 책 덕분에 저는 새삼 읽기라는 행위와 더불어 제게 읽기가 무엇인가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 나오듯, 세상에는 활자책, 자연책, 인생책처럼 다양한 책이 있고, 저는 언제나 이 책들을 읽습니다. 눈을 뜨고 살아가는 순간뿐 아니라 잠을 자는 시간에도 읽지요. 읽기는 이십사 시간, 삼백육십오일 내내 새로운 책과 익숙한 책으로 갈마듭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단풍에서 세월도 읽고 저도 읽듯.

문득 읽기라는 행위는 어쩌면 관심하다라는 말에 가까울지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뭘까?’ 하는 호기심이 마음을 흐르게 하고 살피게 하고 기억하게 하는 게 아닐까. 오감을 총동원해서.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교정지를 한 장씩 넘기며 느꼈던 어떤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께는 읽기가 어떤 의미일지, 이 책이 어떻게 읽힐지, 이 책이 읽기의 새로운 관점 혹은 경험을 드릴 수 있을지 알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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